최근 복지정책의 확대와 이에 대한 관심은 가히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일반적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변방의 문제로 취급되었던 복지문제는 이제 정치적 쟁점의 중심으로 다뤄지고 있다. 공공 복지행정의 역사적 패러다임과 공공 복지행정 개혁의 흐름을 살펴보겠습니다.
복지정책의 범위와 대상은 비약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최근 무상보육이나 기초노령연금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복지는 일부가 아닌 대다수 국민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지가 주목을 받으면서 복지사업도 비약적으로 확대되어 그 가짓수만 300개에 육박하고 있습니다(강신욱 외, 2011).
공공 복지행정의 역사적 패러다임
우리나라의 공공 복지행정 개혁에 대한 평가를 하고 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복지에 대하여 선험적인 발전을 했던 국가들의 경험에 비춰보는 작업입니다. 결국 복지에 있어서는 후발 국가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제도적 발전에 있어 이러한 선험적 국가들의 사례나 논의를 참고할 수밖에 없으며 이들 국가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봄으로써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살펴보는데 있어 복지행정을 협소하게 바라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복지란 그 사회의 문제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출현한 제도적 대응이라고 할 때 그 범위는 우리나라에서 규정하는 협소한 복지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공 복지행정의 역사적 패러다임을 살펴보면서 대응하는 문제는 복지를 중심으로 다루더라도 고찰하는 ‘행정’의 범위는 통상적인 복지의 영역보다 훨씬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본 논문에서는 공공 복지행정의 영역을 넓게 규정하고 그러한 맥락에서 개념상 공공행정(public administration)이나 공공서비스관리(public service management)의 범위에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공행정의 역사적 패러다임을 살펴보는데 있어 최근 사회복지 전달체계 패러다임을 분석한 김보영(2013a)의 연구는 유용한 분석틀을 제공해 줍니다.
관료제 패러다임은 산업화 이후 대규모로 발생하였던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정부 조직의 운영원리로 출현하였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중심적인 행위자로서 계층적 구조에 기반을 둔 합리적 체계를 갖추고 통제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문제에 대한 정부 중심의 개입주의를 바탕으로 공식적 관계와 규칙을 통하여 정책적으로 결정된 사항을 충실하게 집행하고 규제하는 것이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공공 복지행정 개혁의 흐름
우리나라 복지 분야에서 행정개편 논의가 출현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그 이전에 복지의 문제 자체가 정책적인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으므로 그 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이냐 하는 행정의 문제는 당연히 거론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공 복지행정 개편논의가 언급된 것은 1981년 제5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1982~1986년)에서 제시된 사회복지사무소 개설이었지만 비로소 최초의 전국적인 개편이 이루어진 것은 2006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주민생활서비스 개편이었습니다(이진, 2011). 하지만 그보다 먼저 공공 복지행정에 있어 큰 폭의 변화를 가져온 것은 2003년부터 추진되었던 지방분권화였습니다. 이전까지 중앙정부가 담당하던 국고보조사업의 상당수가 지방으로 이양됨으로 인하여 복지행정의 환경을 크게 바꾸어놓았습니다.
공공 복지행정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민간 복지영역까지 포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민간 사회복지는 전통적으로 민간의 영역으로 존재했다기 보다는 공공의 역할을 대신하는 ‘종속적 대행자’ 로서 기능해왔기 때문입니다(이혜경, 1998). 따라서 민간 영역을 포함하여 공공 복지행정의 변화를 가져온 정책과 개편들을 살펴보면 2005년 지역 민관협의체인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구성과 2006년 제1기 지역사회복지계획 수립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수직적으로 인식되었던 민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본격적인 지역사회복지를 위한 체계를 구축하려한 시도라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공공 복지행정은 2003년에서 2006년까지 추진된 지방분권화, 2005년과 2006년에 이루어진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구성과 지역사회복지계획 수립, 2005년에서 2007년에 걸쳐 추진된 주민생활지원서비스 개편, 2009년부터 추진된 희망복지전달체계 개편 등을 통해 200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거의 끊임없이 연속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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